의뢰인 혐의
의뢰인은 바닥용 코팅제를 제조해 판매해 온 사업자였습니다. 의뢰인은 몇 해 전부터 한 거래처(이하 고소인)에 자신이 만든 코팅제를 공급해 왔고, 그 과정에서 제품 공급 대금과 총판 계약금 명목으로 상당한 금액을 받았습니다. 거래 기간 동안 의뢰인이 고소인에게서 받은 돈은 코팅제 공급 대금으로 약 9,600만 원, 총판 계약금으로 3,000만 원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두 사람의 거래 관계가 틀어지면서, 고소인은 의뢰인이 판매한 코팅제가 사실은 특허나 친환경 인증을 받은 제품이 아닌데도 마치 인증을 받은 것처럼 속여 시중 제품보다 높은 가격에 공급했다며 의뢰인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검찰이 받은 사건은, 의뢰인이 인증 사실을 거짓으로 알려 코팅제 판매 대금을 받아 편취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건의 쟁점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결과적으로 거래가 어그러진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판매자가 거래에서 중요한 사항을 거짓으로 알려 상대방을 속였다는 기망행위와, 처음부터 속여서 돈을 받으려 했다는 편취의 고의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것은 상품 광고에 따르는 과장과 사기죄의 기망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대법원도 상품의 선전·광고에 다소의 과장이나 허위가 섞이더라도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정도라면 기망성이 인정되지 않고, 거래에서 중요한 사항에 관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거짓을 고지한 경우라야 사기죄의 기망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관건은, 의뢰인이 코팅제의 특허·친환경 인증에 관해 비난받을 정도로 거짓을 고지했는지, 그리고 그 시점에 고소인을 속여 돈을 받으려는 고의가 있었는지였습니다. 저희는 거래의 실제 경위를 따라가 보면 의뢰인에게 그런 기망이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객관적인 자료로 보여드릴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앤파트너스의 조력
저희는 다음과 같은 갈래로 의견을 정리해 수사기관에 제출했습니다.
첫째, 의뢰인의 코팅제가 실제로 어떤 제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밝혔습니다. 의뢰인의 코팅제는 특허와 친환경 인증을 받은 원천 제품을 90퍼센트 이상의 주재료로 사용해 만든 것이었고, 의뢰인은 고소인에게 그 원천 제품의 특허번호를 그대로 정상적으로 제공했습니다. 아무런 근거 없이 인증을 사칭한 것이 아니라, 인증을 받은 원료를 기반으로 한 제품이었다는 점을 자료로 입증했습니다.
둘째, 인증과 관련한 사정을 의뢰인이 숨기지 않고 미리 알렸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원천 제품의 친환경 인증이 일정 시점에 취소될 예정이라는 사정을 의뢰인은 고소인에게 미리 알렸고, 이러한 사실이 담긴 녹취 자료를 확보해 제출했습니다. 속이려는 사람이라면 굳이 알리지 않았을 불리한 사정을 먼저 고지했다는 점은, 의뢰인에게 기망의 의도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정황이었습니다.
셋째, 고소인 스스로의 행동이 기망 주장과 모순된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고소인은 코팅제의 인증 문제를 인식한 이후에도, 이미 지급한 총판 계약금 상당의 제품을 만들어 추가로 공급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정말로 속아서 거래했다면 문제를 안 뒤에 다시 제품을 요청했을 리 없다는 점에서, 고소인의 이러한 요청은 의뢰인이 고소인을 기망했다고 보기 어렵게 만드는 사정이었습니다.
넷째, 이상의 사정을 종합해 이 사건은 상품 거래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설명이나 과장의 범위에 있을 뿐, 형사처벌이 따르는 기망행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거래에 다툴 부분이 있더라도 그것은 민사상 책임의 문제일 뿐 형사상 사기로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법리와 함께 정리해 전달했습니다.
사건 결과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은 의뢰인에 대한 사기 혐의에 대하여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즉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검찰은 의뢰인의 코팅제가 특허와 친환경 인증을 받은 원천 제품과 동일하거나 이를 주재료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그 원천 제품의 친환경 인증이 취소될 예정이 되자 의뢰인이 이를 상대방인 고소인에게 알린 사실이 확인되는 점, 고소인이 코팅제에 관한 문제를 인식한 뒤에도 이미 지급한 총판 계약금 상당의 제품을 만들어 공급해 달라고 요청한 점 등을 종합했습니다. 그 결과 민사상 책임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코팅제 자체에 특허나 친환경 인증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의뢰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해 형사처벌이 따를 정도로 고소인을 기망했다거나 의뢰인에게 기망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거액이 오간 거래에서 한쪽이 사기를 주장하며 고소하면, 판매자는 자칫 거래상의 설명마저 기망으로 의심받아 형사처벌의 위험에 놓이기 쉽습니다. 그런 사건에서 의뢰인이 수사 초기 단계에서 혐의를 벗을 수 있었던 것은, 제품의 실제 구성과 인증 고지 경위, 고소인의 모순된 행동을 객관적인 자료로 빠짐없이 정리해 기망과 고의가 없었음을 보여드린 결과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