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 혐의
어느 날 의뢰인은 대출광고 문자를 받고 상담하게 되었는데요. 성명불상의 상대방은 의뢰인의 신용도가 낮아 대출이 어려우니 회사자금을 의뢰인의 계좌로 이체하면 그 돈을 인출 하여 다시 회사직원에게 돌려주는 식으로 허위의 거래내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상대방의 지시에 따라 의뢰인은 상품권 도소매업 사업자를 내고 사업자계좌를 만들어 돈을 이체받았는데요. 왜 현금으로 돌려주어야 하는지 물어보았지만, 상대는 회사에 수신계좌가 없고 릴레이 방식으로 다른 고객들의 거래실적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하여 안심시켰습니다.
단지 대출받기 위해 신용을 올리는 작업으로 굳게 믿은 의뢰인은 보이스피싱 범죄를 의심하지 못한 채 상대의 지시에 모두 따르게 되었는데요.
의뢰인은 자신의 계좌로 이체된 수천만 원 상당의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금을 현금으로 출금한 후 백화점상품권 등으로 구매하여 다른 전화금융사기 조직원을 만나 직접 건넸는데요. 이에 보이스피싱 사기 혐의로 기소되어 급히 저희 법무법인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사건의 쟁점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의 혐의로 유죄 판결이 나오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는 자신의 행위로 범죄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용인하여 실행행위에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의 수법이 나날이 교묘해지고 있어 현금 인출책이나 수거책을 맡아 소극적으로 가담했더라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사건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의뢰인은 대출받기 위해 편법적인 수단을 이용하다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적발된 것이기에 죄질이 불량해 보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피해자의 수도 한 명에 그치지 않았으며 적지 않은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하여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었는데요.
저희는 당시 의뢰인이 처한 사정을 토대로 범죄를 인식하기 어려웠고 불법적인 이득을 얻으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범죄 혐의를 부인하도록 변론을 도왔습니다.
김앤파트너스의 조력
1) 범행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없는 점
저희는 의뢰인이 보이스피싱 범죄단체가 피해자로부터 편취 한 돈을 수거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미필적으로 인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호소 했습니다. 의뢰인은 계좌에서 돈을 인출 하려고 은행에 갔을 때도 모자나 마스크 등을 착용하지 않고 신분을 숨기지 않았는데요.
자신의 신원이 노출되면 형사처벌 받을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도 신원을 속이지 않고 성명불상의 조직원 지시에 그대로 따른 것은 범행을 알고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보기가 상식적으로 어려웠습니다.
비록 은행에서 다액을 인출 할 때 의뢰인이 거짓말을 한 정황이 있지만 이는 보이스피싱 범행의 실행을 도우려 한 것은 아니며 오로지 대출을 받기 위함이었습니다.
또한 의뢰인이 작업대출을 받으려고 편법을 저질러 불법에 가담한 인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으로 보이스피싱 범행의 내용에 대한 인식이나 예견까지 있었다고 해석하기에는 지나치며 각 범행의 구성요건이 달라 범의를 전용할 수 없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2) 경제적인 형편이 어려워 대출이 절실한 상황이었던 점
의뢰인은 당시 고정적인 수입을 얻지 못했고 직업이 불안정했기에 신용도가 낮아 제1금융권에서는 대출이 어려워 편법적인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제적으로 힘들었기에 작업대출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는데요.
저희는 사회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가 심각하여 엄벌할 필요는 있으나 의뢰인을 보이스피싱 범죄의 고의를 쉽게 단정해 버리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호소 했습니다.
당시 의뢰인과 범죄 조직원의 통화 내용에서도 대출에 대한 문의가 주를 이루고 사기 범행을 암시하는 내용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토대로 의뢰인은 경제적인 형편상 대출받기 위한 목적이었을 뿐 범죄를 통해 불법적인 이득을 수취하려 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3)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것이 과도한 점
의뢰인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계좌가 이용되어 모든 거래가 정지된다는 문자를 받고 나서야 사건의 정황을 파악했는데요. 이때는 이미 보이스피싱 범행이 기수에 이른 이후로 의뢰인이 계좌에서 돈을 찾아 조직원에게 전달하고 난 다음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사후 방조에 해당할 수도 있겠지만, 보이스피싱 범죄의 고의를 인정하여 전화금융사기 전과자로 전락시키는 것은 과도한 형벌을 부과한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의뢰인이 어느 정도 사회 경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로부터 편취 한 금원을 수거하는 모든 수법에 대해 알기는 어렵다는 점도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의뢰인이 다액의 현금을 인출 할 당시 은행직원의 신고로 경찰관이 출동했지만, 경찰조차 보이스피싱 범죄와 연관이 없다고 판단하여 사건을 종결한 사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미 사건이 발생하고 난 후 사후적으로 과거에 있었던 의심스러운 정황을 당시에 왜 알지 못했는지 물어 형사적인 추궁에까지 나아가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4) 동종 범행의 전력이 없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의뢰인은 이번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연루되기 전 한 차례 벌금형의 부과를 받은 적이 있었을 뿐 전화금융사기 관련 범죄로 처벌을 받거나 수사를 받은 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보이스피싱 인출책의 행태와 다르게 계좌에 이체된 돈을 전달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지 않았으며 불법적인 이득을 얻는다는 약속을 받은 적도 없었습니다. 상품권을 구매하여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상품권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식으로 이득을 본 사실도 없었는데요.
의뢰인이 사기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피해금을 인출 한 행위도 1회에 불과하고 기간도 짧았습니다. 처음부터 범죄를 알았거나 알 수 있어서 일부러 가담한 정황이 없으며 범행을 인식한 시점에는 즉시 인출 하는 등의 행위를 중단하여 추가적인 사기 피해를 막았습니다.
또한 의뢰인은 자신의 부주의와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손해를 입은 것에 깊이 자책하고 있었는데요. 이에 의뢰인의 경제적인 형편에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피해금 일부라도 피해자들에게 변제하여 사죄의 뜻을 전달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로써 피해자와 원만한 합의를 이룰 수 있었고 처벌불원서를 받았다는 점을 토대로 의뢰인이 선처받을 수 있도록 호소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