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요약

  • 기억이 없는 사건에서 사실관계를 다투는 대신 잘못을 정면으로 인정하고, 성행·재범 위험 자료를 정리했습니다.
  • 정식재판으로 넘어가지 않고 약식절차 안에서 벌금 500만 원으로 종결했습니다.
  • 강제추행 변호사가 실제로 다투는 지점은 형종만이 아니라 이수명령·취업제한 같은 부수처분의 폭입니다.

기억이 흐릿할 만큼 술을 마신 자리에서 벌어진 일로 강제추행 혐의를 받게 되는 분들이 계십니다. 형법상 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해져 있어, 정식으로 기소되면 징역형이나 집행유예까지 열려 있는 죄명인데요.

여기에 유죄가 인정되면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대한 취업제한이 함께 따라붙습니다. 공무원이나 군인, 자격이 필요한 직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형량 자체보다 이 부수처분이 더 큰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사실관계를 다툴 수 없는 사건이라면 처분의 무게를 낮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검찰이 구약식으로 기소한 강제추행 사건에서 의뢰인이 벌금 약식명령으로 절차를 마무리한 과정을 정리해 드립니다.

사건의 출발점

1. 대학 봉사동아리 뒤풀이 자리에서 벌어진 사건

의뢰인은 20대 후반의 해병대 장교였습니다. 어느 날 대학 봉사동아리 행사에 참석했고, 행사가 끝난 뒤 이어진 1차와 2차 뒤풀이 자리에서 저녁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로 평소 주량을 크게 넘겨 술을 마셨는데요. 2차 자리에서의 기억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그날 밤 술집 앞 노상에서 대학 후배인 피해자를 추행했다는 혐의였습니다. 의뢰인은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기억 여부와 무관하게 잘못 자체는 모두 인정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저희가 사건을 맡았을 때는 기소 전 의견 제출을 준비하던 중이었는데, 검찰이 이미 구약식으로 기소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정식재판으로 넘어가지 않고 약식절차 안에서 처분이 확정되도록 하는 것, 그리고 부수처분의 폭을 줄이는 것이 남은 과제였습니다.

대응 ①

2. 공소사실 인정과 반성의 진정성을 보여줄 자료의 정리

가장 먼저 한 일은 의뢰인의 입장을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억이 없다는 사정을 방어의 수단으로 삼지 않고,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의견서 첫머리에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어 의뢰인이 직접 작성한 반성문을 제출했습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후배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준 것에 대한 사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신 것 자체에 대한 자책,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시간 순서대로 담기도록 했는데요.

의뢰인의 부모 역시 아들의 잘못을 알게 된 직후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할 방법을 찾으라고 했고, 부모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가정 내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 의지를 밝히고 있다는 점을 탄원서로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강제추행 변호사 변호인의견서 1
강제추행 변호사 변호인의견서 2

대응 ②

3. 성행과 재범 위험을 판단할 자료의 제출

다음으로 의뢰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자료를 모았습니다. 의뢰인은 3년 가까이 해병대 장교로 복무하며 여단장 표창을 세 차례 받았고, 이 사건 외에는 어떠한 전과도 없었습니다. 표창 자료와 꾸준히 이어온 봉사활동 내역을 함께 제출했는데요.

의뢰인이 이미 상당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점도 정리했습니다. 사건 이후 소속 부대에서 중위에서 소위로 계급이 강등되는 징계 처분을 받았고, 제대 이후 준비하던 소방공무원의 길도 사실상 막힌 상황이었습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이미 진행된 제재를 양형 자료로 명확히 해 둔 것입니다.

또한 피해자와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진심으로 사죄하고 원만한 합의에 이르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는 점, 의뢰인의 부모 역시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는 점을 함께 밝혔습니다. 합의를 압박의 도구로 삼지 않으면서도 회복을 위한 의사만큼은 기록에 남도록 한 것입니다.

처분 결과

4. 벌금 500만 원 약식명령

법원은 의뢰인에게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습니다. 부수처분으로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명령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및 장애인 관련기관에 대한 3년간 취업제한이 함께 명해졌습니다.

강제추행은 법정형에 징역형이 포함되어 있고 실제로도 자유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죄명입니다. 정식재판으로 진행되었다면 의뢰인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훨씬 컸을 것인데요. 약식절차 안에서 벌금형으로 절차가 종결되었고, 취업제한 기간도 법이 정한 최대 기간에 크게 못 미치는 3년으로 정해졌습니다.

기억이 없는 사건에서 사실관계를 다투는 대신 잘못을 정면으로 인정하고, 성행과 재범 위험을 판단할 자료를 빠짐없이 정리해 제출한 결과였습니다.

강제추행 변호사 판결문

정리

5. 술자리 성범죄 사건에서 부수처분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

강제추행 사건에서 많은 분들이 벌금이냐 징역이냐만 생각하십니다. 그러나 실무에서 더 오래 남는 것은 이수명령과 취업제한 같은 부수처분입니다. 취업제한은 최장 10년까지 가능하고, 공무원 시험이나 자격 취득을 준비하는 분에게는 진로 자체를 바꾸는 결과가 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사실관계를 다투기 어려운 사건이라면, 변론의 목표를 형종과 부수처분의 폭에 두어야 합니다. 반성의 진정성, 재범 위험이 낮다는 사정, 이미 받고 있는 사회적·직업적 제재를 자료로 정리해 한꺼번에 보여드려야 합니다.

기억이 없다는 사정은 그 자체로 유리한 자료가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음주 상태를 방어 논리로 내세우면 반성하지 않는다는 평가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기억 여부와 무관하게 결과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먼저 보여드리고, 그 위에 나머지 자료를 쌓아 올리는 순서가 필요합니다.

술자리에서 벌어진 일로 성범죄 수사를 받게 되셨다면, 사건이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와 별개로 한 번쯤 강제추행변호사와 본인 사건의 위치를 점검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강제추행이면 반드시 재판을 받게 되나요?

사안이 비교적 가볍고 초범이며 반성과 회복 의사가 확인되면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이 내려지기도 합니다. 다만 검찰이 이미 구약식으로 기소한 뒤라면, 정식재판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변론의 첫 목표가 됩니다.

벌금형이면 부수처분은 없나요?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치료프로그램 40시간과 3년 취업제한이 함께 명해졌습니다. 취업제한은 최장 10년까지 가능해, 공무원 시험이나 자격 취득을 준비하는 분에게는 진로 자체를 바꾸는 결과가 됩니다.

기억이 없다는 사정은 유리하게 작용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음주 상태를 방어 논리로 내세우면 오히려 반성하지 않는다는 평가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술자리 성범죄, 부수처분까지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