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사기) 피의자 방어 실무 요약]
- 사건 핵심: 중개보조원의 권유로 무자본 갭투자에 나선 임대인이, 임차인이 거주 중이던 주택을 매수한 뒤 자력이 부족한 제3자에게 매도할 계획을 숨겼다는 이유로 사기 피의자로 입건
- 대응 전략: 동일 구조 사건의 무죄 판결 3건을 법리로 선제 제시, 갭투자 유인 경위의 시계열 복원, 매수가와 동일한 매도가·지원금 이체내역으로 재산상 이익 부존재 입증, 계약 일체를 대리인에게 위임한 구조 소명
- 최종 결과: 약 2년에 걸친 반복적 보완수사 끝에 사기 혐의 전부에 대해 불송치(혐의없음, 증거불충분) 결정
노후 대비를 목적으로 부동산 임대사업을 시작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전세사기 피의자로 조사를 받게 되는 분들이 계십니다. 본인은 중개인이 권하는 대로 계약서에 이름을 올렸을 뿐인데 수사기관에서는 조직적 전세사기의 임대인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고 묻고, 임차인들로부터는 보증금을 돌려달라는 요구가 동시에 밀려오는 상황이 됩니다.
이런 사건이 어려운 이유는 임대차 구조 자체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건축주와 분양 관계자, 중개인과 중개보조원, 명의자인 임대인, 그리고 이후의 매수인까지 관여자가 여러 층으로 나뉘어 있고, 수사기관은 이 사슬의 어느 지점에 서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형사책임을 나눕니다. 자기자본 없이 보증금을 승계해 주택을 매수했다는 사실 하나만 놓고 보면 누구든 전세사기의 구조 안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무자본 갭투자라는 거래 형식 그 자체는 사기죄의 성립 요건이 아닙니다. 저희 법인이 조력한 이 사건에서는 약 2년간 보완수사가 반복되었음에도,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고 편취의 범의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기 혐의 전부에 대해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는데요. 전세사기 변호사로서 어떤 순서로 자료를 쌓아 그 결론에 이르렀는지 정리해 두었으니, 비슷한 위치에서 조사를 앞두고 계신 분들이 사건의 구조를 가늠하시는 데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갭투자라는 거래 형식과 사기죄의 성립 요건은 다른 문제입니다
사기죄는 형법 제347조에 따라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여기에는 기망행위가 있어야 하고, 그 기망으로 피해자가 착오에 빠져 처분행위를 해야 하며,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는 세 개의 관문이 순서대로 놓여 있습니다. 임대차 사건에서 이 순서를 뒤집어 결과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판단이 흐려지기 쉽습니다.
| 수사기관이 문제 삼는 행위 | 사기죄에서 다투어지는 요건 | 실무상 핵심 반증 자료 |
|---|---|---|
| 자기자본 없이 보증금을 승계해 주택을 매수한 행위 | 기망행위의 존부 | 매매·분양계약서상 대리인 서명, 계약 체결일 불참 사실, 위임 경위 진술 |
| 임차인에게 향후 매도 계획을 고지하지 않은 행위 | 기망행위와 처분행위의 인과관계 | 보증금 지급 시점이 소유권 이전보다 앞선다는 등기부·계약서 |
| 이후 자력이 부족한 제3자에게 주택을 매도한 행위 | 편취 범의 및 공모관계 | 매수가와 동일한 매도가, 취득세·법무사비 지원 이체기록 |
특히 실무에서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두 번째 줄의 인과관계입니다. 임차인이 이미 종전 소유자에게 보증금을 지급한 뒤에 명의자가 주택을 매수하면서 임대차계약을 승계한 경우라면, 명의자의 어떤 행위도 임차인의 보증금 지급이라는 처분행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습니다. 처분행위가 먼저 있었고 기망으로 지목된 행위가 나중에 있었다면, 사기죄의 구조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셈입니다.
세 번째 줄의 편취 범의 역시 결과가 아니라 거래 당시의 사정으로 판단됩니다. 법원은 유사한 명의 대여·갭투자 구조 사건에서, 명의자가 편취된 자금을 사용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스스로 채무를 부담하게 되었다면 방조의 고의조차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해 왔습니다. 거래를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가 범의를 가늠하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가 되는 것입니다.

계약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지가 판단을 가릅니다
임대인 명의자가 여러 채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수사기관에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다만 보유 채수보다 중요한 것은 각 계약이 실제로 어떻게 체결되었는가입니다. 명의자가 직접 매도인과 임차인을 만나 조건을 협의했는지, 아니면 중개보조원이 대리인 자격으로 모든 절차를 진행하고 명의자는 서류에 이름만 올렸는지에 따라 사건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부분은 진술로 다투기보다 문서로 드러내는 편이 훨씬 설득력이 있습니다. 계약서 하단의 대리인 서명, 계약 체결일의 소재, 취득세와 법무사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 거래 대금이 어느 계좌를 통해 오갔는지 같은 자료들이 모이면 명의자가 거래 구조를 설계한 사람인지 아니면 그 구조에 편입된 사람인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전세사기 변호사가 초기 조사 단계에서 가장 먼저 확보하려는 것도 바로 이 계약 진행 흔적입니다.
중개보조원의 권유로 시작한 갭투자가 사기 고소로 이어진 사례
전세사기 변호사로서 피의자 변호를 수행했던 실제 사례입니다. 의뢰인은 본인이 전세 임차인으로 거주하던 빌라를 통해 알게 된 중개보조원으로부터 제안을 받았습니다. 분양가와 전세금의 차이가 거의 없으니 무자본 갭투자로 임대사업을 시작할 수 있고, 임대차 갱신과 하자 관리는 본인이 전부 맡아 주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노후 대비를 고민하던 의뢰인은 이 제안을 신뢰해 약 1년 반 사이에 59채의 빌라를 매수하게 되었습니다.
의뢰인은 대부분의 매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는 했지만, 생업이 있어 계약 절차는 전부 중개보조원에게 위임했습니다. 문제가 된 빌라 역시 중개보조원이 대리인으로 매수계약을 체결했고, 매매대금은 기존 임차인의 전세보증금 반환채무를 승계하는 방식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이후 중개보조원은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알리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자 태도를 바꾸었고, 관리를 그만두겠다는 말을 남긴 뒤 연락을 끊었습니다. 홀로 남은 의뢰인은 세금과 관리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웃돈까지 얹어 보유 물건을 처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 해당 빌라의 임차인 측이 의뢰인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수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법인은 의뢰인을 만난 직후부터 다음 네 갈래로 변호 전략을 세우고 수사기관에 의견을 제출했습니다.
첫째 — 동일 구조 무죄 판결의 선제 제시
가장 먼저 한 일은 이 사건과 구조가 같은 사안에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려왔는지를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명의자가 편취 자금을 사용하지 않았고 오히려 보증금 반환채무를 떠안게 된 사안, 임대인이 허위 임차인의 존재를 알았다고 볼 증거가 없는 사안 등 세 건의 무죄 판결을 참고자료로 제출하며, 명의자의 형사책임이 어디에서 갈리는지를 법리 차원에서 먼저 제시했습니다.
둘째 — 갭투자 유인 경위의 시계열 복원
의뢰인이 어떤 말을 듣고 이 거래에 들어왔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복원했습니다. 분양가 정보를 알려주며 임대사업을 권유한 대화, 갱신 때마다 보증금을 올리면 수수료가 발생하니 관리를 그만둘 리 없다며 안심시킨 대화,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묻자 기본이라 말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답한 대화까지 정리하자, 의뢰인이 구조를 설계한 쪽이 아니라 권유를 받은 쪽이라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셋째 — 재산상 이익 부존재의 수치 입증
의뢰인이 이 거래로 무엇을 얻었는지를 숫자로 확인했습니다. 문제된 빌라는 매수 후 약 11개월 만에 매수한 금액과 정확히 같은 금액으로 매도되어 시세차익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다음 매수인의 취득세와 법무사 비용을 지원하는 조건이 붙어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취득세 지원금과 지출 내역, 매도 당일의 이체기록을 함께 제출해 사기죄의 핵심인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보였습니다.
넷째 — 계약 위임 구조의 객관적 특정
의뢰인이 계약 현장에 없었다는 사실을 문서로 확정했습니다. 분양계약서 하단에 대리인의 이름이 수기로 기재되어 있는 점, 매수계약과 임대차 갱신계약 모두 의뢰인이 참석하지 않은 채 진행된 점, 매도인이나 당시 임차인을 직접 만난 적이 없다는 점을 등기부와 계약서로 대조해 정리했습니다. 허위 임차인의 존재나 전세자금대출의 신청·사용 과정에 의뢰인이 관여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는 결론이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수사 결과
경찰은 약 2년에 걸쳐 보완수사를 반복한 끝에, 의뢰인을 포함한 피의자 전원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가 없다는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결정 이유에는 임차인이 이미 종전 소유자에게 보증금을 지급한 뒤 의뢰인이 주택을 매수했으므로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 임대차계약을 승계한 시점부터 자력이 부족한 제3자에게 매도하려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그 밖에 공모관계와 편취 범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점이 함께 기재되었습니다.
전세사기 수사에서 명의자가 놓치기 쉬운 지점
전세사기 사건은 관여자가 많고 자금 흐름이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어, 수사기관도 처음에는 명의자를 구조의 일부로 놓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억울함을 호소하는 진술만 반복하면 사건은 오래 끌리기만 하고 결론은 바뀌지 않습니다. 필요한 것은 명의자가 어느 시점에 무엇을 알 수 있었고, 그 거래로 실제로 무엇을 얻었는지를 문서로 보여주는 작업입니다.
특히 보완수사가 반복되는 장기 사건일수록 진술의 일관성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처음 조사에서 정리되지 않은 기억으로 답한 내용이 뒤에 제출한 자료와 어긋나면, 그 불일치 자체가 새로운 의심의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계약 경위와 자금 흐름을 먼저 확정한 뒤 그 틀 안에서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장기전에서 가장 확실한 방어가 됩니다.
임대차 관계로 형사 고소를 당하셨거나 갭투자 구조와 관련해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사건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되었는지와 별개로 계약을 누가 진행했고 그 거래로 무엇이 남았는지부터 정리해 보셔야 합니다. 첫 조사에서 어떤 자료를 함께 제출하느냐가 이후 수사의 방향을 정하는 만큼, 조사 전에 전세사기 변호사와 본인 사건의 위치를 점검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