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요약

  • 소개해 줬다는 사실만으로 공범이 되지 않습니다. 속일 의도를 함께 가졌는지가 기준입니다.
  • 의뢰인은 자기도 대출을 받아 같은 사람에게 송금했고, 먼저 그를 고소까지 한 상태였습니다.
  • 경찰 불송치 후 고소인이 이의신청했지만, 검찰도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마무리했습니다.

투자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괜찮아 보여서 아는 사람에게 연결해 준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투자가 사기였다면 어떻게 될까요. 소개한 사람도 함께 처벌받을까요.

실제로 이런 사건에서 소개해 준 사람이 공범으로 고소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돈을 잃은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을 그 자리에 데려간 사람이 가장 가깝고 분명한 상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개했다는 사실만으로 사기의 공범이 되지는 않습니다. 공동정범이 되려면 상대를 속인다는 점을 함께 인식하고 범행을 나눠 맡았어야 합니다. 소개한 사람 역시 속았다면, 그는 공범이 아니라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

지인을 소개해 줬다는 이유로 5,400만 원 사기의 공범으로 지목된 20대 의뢰인이 경찰과 검찰 두 단계에서 모두 혐의를 벗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해 드립니다.

사건의 출발점

1. 카카오톡으로 한 사람을 소개했습니다

의뢰인은 20대 초반이었습니다. 어느 날 알고 지내던 사람으로부터 “대신 투자를 해 주고 용돈도 줄 테니, 대출을 받아 돈을 보내 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의뢰인은 그 말을 믿고 자신이 직접 대출을 받아 그에게 송금했고, 용돈 명목으로 얼마간 돈을 받았습니다.

그 뒤 그 사람이 “대출을 위해 한 명이 더 필요하다”고 하자, 의뢰인은 카카오톡으로 지인을 소개해 줬습니다.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소개받은 지인은 2025년 4월부터 5월까지 31회에 걸쳐 합계 5,438만 원을 그 사람에게 보냈고, 돈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의뢰인을 공범으로 지목해 고소했습니다.

쟁점

2. "잘못되면 내가 책임지겠다"는 말

고소인의 주장은 이랬습니다. 의뢰인이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가담해 입금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유도했고, “잘못될 경우 자신이 다 책임지겠다”고까지 말해 그 말을 믿고 송금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말이 오갔다면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단순히 연결만 해 준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권유했다는 정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의뢰인도 그렇게 말한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말이 나온 자리가 달랐습니다. 속이려고 한 말이 아니라, 자신도 그 투자를 믿고 있었기에 나온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다퉈야 할 지점은 하나였습니다. 의뢰인이 속인 쪽인가, 속은 쪽인가.

대응 ①

3. 돈의 흐름으로 보인 것

말로는 증명되지 않습니다. 저희는 의뢰인 본인의 자금 흐름을 먼저 정리했습니다.

  • 2025년 3월, 저축은행에서 300만 원을 대출받아 같은 날 270만 원을 송금
  • 같은 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50만 원을 대출받아 같은 날 160만 원을 송금

대출을 받아서까지 자기 돈을 보낸 사람입니다. 사기를 쳐서 돈을 나눠 가지려던 사람의 자금 흐름이 아닙니다. 이 내역은 “나도 같은 제안을 받고 같은 방식으로 당했다”는 의뢰인 진술과 정확히 맞아떨어졌습니다.

대응 ②

4. 먼저 고소한 사람은 의뢰인이었습니다

더 결정적인 사실이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2025년 5월, 그 사람을 상대로 경찰에 고소를 접수했습니다. 자신이 이 사건으로 조사를 받기 전의 일입니다.

이후 본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의뢰인은 그 사람에게 “사기 아니냐”고 항의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 기록도 확인됐습니다.

공범이라면 하지 않을 행동입니다. 저희는 이 두 가지를 시간 순서로 배열해 제출했습니다. 의뢰인이 피해를 입고 먼저 고소했다는 사실, 그리고 조사 단계에서도 일관되게 항의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에 정범 본인의 진술도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범행에 대해 “(의뢰인은) 모를 것이다, 관련이 거의 없다, 사람을 소개해 준 것밖에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처분 결과

5. 불송치, 그리고 이의신청 후에도 불기소

경찰은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결정문에는 “피의자에 대하여 본 건 범죄사실 입증할 증거 확인되지 않는다”고 적혔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고소인이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을 했고,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경찰 단계에서 끝났다고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고소인이 이의신청을 하면 검찰이 다시 판단합니다. 저희는 같은 자료를 검찰 기준으로 다시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검찰의 결론도 같았습니다.

고소인이 피의자의 적극적인 설득에 의하여 연락을 하게 된 사실은 인정된다 하더라도, 고소인의 주장만으로는 피의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의자가 고소인을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다른 증거가 없다.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으로 사건이 마무리됐습니다.

사기 공범 변호사 판결문 1
사기 공범 변호사 판결문 2
사기 공범 변호사 판결문 3
사기 공범 변호사 판결문 4
사기 공범 변호사 판결문 5

정리

6. 소개 때문에 공범으로 몰렸다면

투자 사기 사건에서 소개자가 함께 고소되는 구조는 흔합니다. 돈을 잃은 사람에게는 정범보다 소개한 사람이 더 가깝고 연락도 닿기 때문입니다.

이때 방어의 재료는 돈의 흐름과 시간 순서입니다.

  • 본인의 입출금 내역 — 자기 돈을 넣었는지, 얼마를 언제 넣었는지. 대출까지 받아 보냈다면 그 자체가 강력한 자료입니다
  • 정범을 상대로 한 조치 — 고소·내용증명·항의 메시지 등. 특히 본건 조사를 받기 전에 한 조치는 무게가 다릅니다
  • 수익을 나눠 받은 흔적이 없다는 점 — 공범이라면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사실도 증거가 됩니다
  • 정범의 진술 — 정범이 소개자의 관여를 부인하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말씀드립니다. 경찰에서 불송치가 나와도 사건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고소인의 이의신청으로 검찰에서 다시 판단받게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자료는 두 단계를 모두 염두에 두고 정리해 두셔야 합니다.

소개해 준 일로 사기 공범으로 지목되셨다면, 사건이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와 별개로 한 번쯤 사기 공범 변호사와 본인 사건의 위치를 점검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인을 소개만 해 줬는데 공범이 되나요?

소개 자체로 공범이 되지는 않습니다. 사기의 공동정범이 되려면 상대를 속인다는 점을 함께 인식하고 범행을 분담해야 합니다. 소개한 사람도 속은 경우라면 공범이 아니라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

'잘못되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으면 불리한가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말입니다. 다만 그 말이 속이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인지, 자신도 믿고 있었기에 나온 것인지가 갈립니다. 그 판단은 말이 아니라 자금 흐름과 이후 행동으로 이루어집니다.

경찰이 불송치했는데 고소인이 이의신청하면 어떻게 되나요?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어 다시 판단을 받습니다. 경찰 단계에서 끝났다고 안심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검찰 단계에서도 같은 자료를 정리해 다시 제출해야 합니다.

내가 피해자라는 걸 어떻게 증명하나요?

돈의 흐름이 가장 분명합니다. 대출 실행 내역과 송금 내역, 그리고 상대방을 고소한 기록처럼 객관적으로 남는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말로 설명하는 것과는 무게가 다릅니다.

소개했다는 이유로 공범이 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