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요약
- 직접 계약한 적 없는 하도급 업체의 고소에서 대금을 받아야 할 상대방이 원청 업체라는 점을 계약서로 정리했습니다.
- 신규 공사 수주 정황과 변제 계획을 자료로 제출해 경찰의 증거불충분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받았습니다.
- 사기 변호사가 실제로 다투는 지점은 미지급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계약 당시의 사업 상황과 변제 의사입니다.
건설 현장에서 대금 지급이 밀리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직접 계약한 적도 없는 업체로부터 사기죄로 고소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는 분들이 계십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걱정은 ‘돈을 못 준 건 맞는데, 이게 정말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걸까’ 하는 부분일 텐데요.
사기죄는 형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죄명입니다. 공사대금 미지급 사건에서는 고소인 측이 계약 당시부터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주장을 내세우기 때문에, 단순한 채무 문제가 형사사건으로 번지기 쉽습니다. 사기 변호사가 이런 사건에서 가장 먼저 살피는 것도 바로 계약 당시의 사정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사실이 있더라도 누구와 계약했는지, 계약 당시 사업 상황이 어땠는지가 정리되면 사기죄의 고의는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하도급 공사대금 사기 고소에서 경찰이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비슷한 처지에 놓이신 분들이 사건의 흐름을 가늠하시는 데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건의 출발점
1. 공사를 마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의 사기 고소
의뢰인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분이었습니다. 발주자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아 이를 거래하던 원청 업체에 맡겼고, 원청 업체는 공사 일부를 다시 다른 업체에 하도급을 주었습니다. 이 하도급 업체가 이후 고소인이 되었습니다. 의뢰인과 고소인 사이에는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없고, 중간에 원청 업체가 끼어 있는 구조였던 셈입니다.
공사는 완료되었고 발주자도 의뢰인 측에 공사대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의뢰인은 회사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다른 급한 대금을 먼저 처리했고, 원청 업체에 대금 대부분을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하도급을 맡은 고소인 업체도 억대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고소인 측은 의뢰인이 지급할 의사나 능력 없이 공사를 맡겼고, 세금계산서를 원청 업체 앞으로 발행하게 한 것도 재정 상태를 숨기기 위한 것이며, 지불이행각서의 변제기한을 정한 것도 시간 벌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대금을 주지 못한 사실 자체는 다툴 수 없었기에, 쟁점은 사기죄의 기망과 편취 고의가 있었느냐에 모아졌습니다.
대응 ①
2. 사기 변호사의 피의자 조사 동석과 계약 당사자 관계의 정리
저희는 의뢰인의 피의자 조사에 변호인으로 동석했습니다. 조사에서 가장 먼저 분명히 한 것은 의뢰인이 고소인 업체와 직접 공사 계약을 맺은 사실이 없다는 점이었는데요. 의뢰인은 원청 업체와 도급 계약을 맺었고, 고소인 업체는 원청 업체가 선정한 하도급 업체였습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의뢰인과 원청 업체 사이의 도급계약서, 그리고 발주자와 의뢰인 사이의 도급계약서를 함께 제출했습니다. 고소인이 세금계산서를 의뢰인 회사가 아닌 원청 업체 앞으로 발행한 사정도, 재정 상태를 숨기려는 장치가 아니라 실제 계약 구조를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라는 점을 진술로 정리했습니다. 사기 변호사가 조사에 동석하는 이유도 이처럼 진술과 자료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도록 맞추는 데 있습니다.

대응 ②
3. 계약 당시 사업 상황과 변제 의사를 보여주는 자료 제출
다음은 계약 당시 의뢰인에게 처음부터 속일 의도가 있었는지의 문제였습니다. 사기 변호사 입장에서 이 사건의 승부처도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조사에서 대금 지급이 늦어진 이유를 숨기지 않았고, 동시에 지불이행각서를 쓸 무렵 새로운 공사 수주가 계약 직전 단계까지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이 부분은 말로만 남기지 않고, 신규 공사 관련 상대방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제출해 수사보고서에 첨부되도록 했습니다. 해당 자료에는 의뢰인 회사가 신규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었다는 정황도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지불이행각서 역시 원청 업체의 요청으로 작성해 준 것이며, 신규 공사대금을 받으면 원청을 거쳐 고소인에게 대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변제 계획을 함께 밝혔습니다.
처분 결과
4. 경찰의 판단, 증거불충분 혐의없음 불송치
경찰은 의뢰인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경찰은 먼저 의뢰인이 제출한 계약서와 고소인 스스로 원청 업체로부터 공사를 의뢰받았다고 진술한 점을 들어, 고소인이 대금을 받아야 할 상대방은 의뢰인이 아니라 원청 업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대법원 2001도202 판결을 인용해, 거래 당시 경영 부진으로 채무불이행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사기의 고의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는데요.
제출된 대화 내용 등을 통해 당시 의뢰인 회사가 신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점이 확인되어 경영 부진 상태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지불이행각서도 원청의 요청으로 작성된 것이고 지급 기한이 아직 남아 있었다는 점까지 종합해, 이 사건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제기된 민사 사안일 뿐 사기의 고의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대금을 주지 못한 사실을 부인하는 대신 계약 구조와 계약 당시의 사업 상황을 자료로 정리해 보여드린 것이, 사기 변호사로서 이 사건에서 택한 방향이었습니다.


정리
5. 대금 미지급이 곧 사기는 아닙니다
공사대금이나 물품대금을 주지 못한 사건에서 고소인은 대부분 처음부터 줄 생각이 없었다는 구도로 고소장을 씁니다. 대금을 못 준 사실은 분명하기 때문에, 피의자 입장에서는 무엇을 다퉈야 할지 막막해지기 쉬운데요.
그러나 사기죄의 판단 기준은 결과가 아니라 계약 당시의 사정입니다. 누가 계약 당사자였는지, 당시 사업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는지, 변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었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조사 단계에서 계약서와 거래 흐름, 사업 진행 자료를 빠짐없이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사기 변호사와 함께 조사 전에 이 자료들을 미리 맞춰 두면, 진술이 흔들릴 여지도 줄어듭니다.
대금 미지급 문제로 사기 고소를 당해 조사를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사건이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와 별개로 한 번쯤 사기 변호사와 본인 사건의 위치를 점검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공사대금을 못 주면 무조건 사기죄가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기죄는 계약 당시 처음부터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는지를 봅니다. 이 사건에서도 경찰은 거래 당시 채무불이행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사기의 고의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을 인용해 민사 사안으로 판단했습니다. 사기 변호사가 계약 시점의 자료부터 모으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직접 계약하지 않은 하도급 업체가 고소하면 어떻게 다투나요?
누구와 누가 계약했는지를 계약서로 보여주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의뢰인과 원청 업체, 발주자와 의뢰인 사이의 도급계약서를 제출했고, 경찰은 고소인이 대금을 받아야 할 상대방을 원청 업체로 보았습니다. 사기 변호사가 계약 구조부터 정리하는 이유입니다.
지불이행각서를 써 준 것이 불리하게 작용하나요?
각서를 쓴 경위와 당시 사정에 따라 다릅니다. 이 사건에서는 각서가 원청 업체의 요청으로 작성되었고 지급 기한이 아직 남아 있었으며, 신규 공사 수주가 진행 중이었다는 점이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