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요약
- 경찰이 음주측정 전 입 헹굴 물을 주지 않자, 대법원이 측정 결과를 유죄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봤습니다
- 혈중알코올농도는 0.081%로 면허정지 수준이었지만, 2심 유죄가 파기환송됐습니다
- 이유는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모은 증거는 쓸 수 없다는 원칙(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 측정 결과에 불복하면 혈액 채취로 다시 측정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도로교통법 제44조)
단속 현장의 작은 절차 하나
물 한 모금이 왜 재판을 바꿨나요?
음주운전 단속에서 측정기를 불면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측정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그 결과를 재판에서 쓸 수 있는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이 그런 판단을 내놨습니다. 한국일보 등 보도에 따르면, 한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1%로 측정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2심의 유죄 판단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돌려보냈습니다(파기환송).
문제가 된 건 측정 직전의 ‘입 헹굴 물’이었습니다. 경찰이 측정 전에 입을 헹굴 물을 주지 않았고, 대법원은 이 절차를 지키지 않은 측정 결과는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작은 절차처럼 보여도 그냥 형식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법이 정한 순서
음주측정은 원래 어떤 절차로 하나요?
음주측정은 경찰이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순서가 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도로교통법 제44조를 보면, 경찰은 술에 취했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고, 운전자는 이 측정에 응해야 합니다.
그런데 호흡측정에는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입 안에 남아 있는 술기운이 그대로 측정되면, 실제 몸속 농도보다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측정 전에 입을 헹굴 물을 주도록 절차가 마련돼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이 문제 삼은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호흡측정 결과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면, 운전자는 혈액을 뽑아 다시 측정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도로교통법 제44조제3항). 혈액 검사는 몸속 농도를 더 정확히 재는 방법이라, 수치에 다툼이 있을 때 쓰입니다.
두 가지 측정, 무엇이 다른가
호흡측정과 혈액측정은 어떻게 다른가요?
| 구분 | 호흡측정 | 혈액측정 |
|---|---|---|
| 방법 | 측정기를 입으로 붊 | 혈액을 채취해 분석 |
| 시점 | 단속 현장에서 바로 | 병원 등에서 채혈 후 |
| 정확도 | 간편하지만 입속 잔류 알코올 등 영향 | 상대적으로 정확 |
| 언제 | 1차로 널리 사용 | 호흡측정에 불복할 때 동의받아 재측정 |
쉽게 말하면, 호흡측정은 빠르고 간편한 대신 입 헹굼 같은 절차를 제대로 지켜야 신뢰할 수 있고, 수치에 다툼이 있으면 혈액측정으로 다시 확인하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둘 중 어느 쪽이 더 높게 나올까요? 흔히 ‘호흡측정이 더 높게 나온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술을 마신 뒤 혈중알코올농도는 한동안 계속 올라가는데(상승기), 호흡측정을 마치고 병원으로 옮겨 채혈할 때쯤이면 농도가 더 올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혈액측정 수치가 호흡측정보다 오히려 높게 나오는 일도 왕왕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불복해서 혈액측정을 받으면 수치가 내려가겠지’라는 기대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호흡측정값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마신 술의 양과 동떨어진 수치)이 아니라면, 섣불리 혈액 재측정을 요구하기보다 호흡측정 결과를 받아들이는 편이 결과적으로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음주량·경과 시간·체질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재측정 여부는 구체적 사정을 따져 신중히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벌 수위
음주운전은 얼마나 처벌되나요?
음주운전은 사고를 내지 않았더라도 그 자체로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도로교통법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을 운전이 금지되는 기준으로 정하고 있고(제44조제4항), 농도가 높을수록 무겁게 처벌하도록 돼 있습니다(제148조의2).
| 혈중알코올농도 | 처벌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
|---|---|
| 0.03% ~ 0.08% 미만 |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
| 0.08% ~ 0.2% 미만 | 1~2년 징역 또는 500만~1천만원 벌금 |
| 0.2% 이상 | 2~5년 징역 또는 1천만~2천만원 벌금 |
또 측정을 어렵게 하려고 운전 뒤에 추가로 술을 마시는 이른바 ‘술타기’ 행위도 금지돼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처벌이 가볍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처벌에 앞서 절차가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짚은 것입니다.
거부가 더 불리할 수 있다
음주측정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요?
“측정을 안 하면 수치가 안 나오니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음주측정 거부는 그 자체가 별도의 범죄입니다. 도로교통법은 술에 취했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는데도 경찰의 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은 사람을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제148조의2제2항).
눈여겨볼 점이 있습니다. 이 형량은 혈중알코올농도가 낮은 구간(0.03~0.08%)의 음주운전보다 오히려 무겁습니다. 즉 “거부하면 유리하다”는 생각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측정을 피한다고 처벌을 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무거운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더해, 측정을 거부하면 형사처벌과 별개로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등 행정처분이 따를 수 있습니다. 다만 ‘거부’로 인정되려면 경찰이 적법하게 측정을 요구했는데도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았다는 점이 전제돼야 하므로, 구체적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입장별 대응
단속을 받았다면 무엇을 챙겨야 하나요?
같은 상황이라도 어느 입장이냐에 따라 챙길 점이 다릅니다.
단속·수사를 받는 운전자라면
- 측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기억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입 헹굴 물을 줬는지, 몇 번 불었는지, 시간은 어땠는지 같은 정황이 나중에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 혈액 재측정은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수치에 다툼이 있어도, 채혈 시점에는 농도가 더 올라가 있어 혈액 수치가 호흡측정보다 높게 나오기도 합니다. 호흡측정값이 납득하기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면 재측정이 꼭 유리하지는 않으므로, 요구 전에 득실을 따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 다만 절차 문제가 있다고 해서 결과가 항상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조사에 앞서 대응 방향을 정리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음주운전 사고를 당한 피해자라면
- 사고 직후의 기록을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블랙박스, 현장 사진, 목격자 연락처 등은 시간이 지나면 모으기 어렵습니다.
- 처벌과 손해배상은 별개입니다. 형사 절차에서 음주 수치가 다퉈지더라도, 치료비·합의 등 민사적 대응은 따로 챙겨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절차에 문제가 있으면 음주운전이 무조건 무죄가 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판결은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모은 증거는 쓸 수 없다’는 원칙을 확인한 것으로, 절차 위반의 내용과 정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같은 절차 문제라도 사안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으므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호흡측정 결과에 동의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도로교통법은 호흡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가 동의할 경우 혈액 채취 등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채혈까지 시간이 걸리는 사이 농도가 더 올라, 혈액 수치가 오히려 높게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재측정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며, 호흡측정값이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일 때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측정을 거부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술에 취했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는데도 정당한 이유 없이 측정을 거부하면, 그 자체가 도로교통법상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됩니다. 거부가 유리한 선택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맺음말
무엇을 기억하면 될까요?
이번 대법원 판단의 핵심은 ‘수치가 높으니 당연히 유죄’가 아니라, 그 수치를 어떻게 얻었는지도 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법한 절차는 수사기관을 번거롭게 하려는 형식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기본권 보장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음주운전 자체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지만, 단속과 측정 과정에 다툴 지점이 있다면 그 부분은 별개로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인 사건의 구체적 사정은 전문가와 함께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출처
참고 기사
- 한국일보 「음주 측정 전 경찰이 ‘입 헹굴 물’ 안 줬다면… 대법 “증거 능력 없다”」 (2026.10.25)
- 동아일보 「입 헹굼 물 안 주고 음주 측정…대법원 “유죄 증거로 못 써”」 (2026.10.25)
- 경향신문 「대법원 “입 헹굼 물 안 주고 음주 측정하면, 유죄 증거로 못써”」 (2026.10.25)
- YTN 「’입 헹굼 물’ 안 준 음주측정 무효…대법, 파기환송」 (2026.10.25)
※ 이 글은 위 언론 보도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현행 도로교통법(제44조·제148조의2), 형사소송법(제308조의2)을 참고해 작성한 일반적 정보 제공 글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처벌 수위는 사안과 전과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