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요약
- 18세 이상·장애가 없는 성인은 ‘실종아동법’이 아니라 경찰청 내부 규칙에 따라 가출인으로 분류됩니다.
- 성인은 범죄와의 연관성이 명백히 인정되어야 위치추적 수사에 착수할 수 있어, 초기 대응에 사각지대가 생깁니다.
- 성인 실종신고는 연 7만여 건으로 아동의 3배에 달하지만, 가족의 신고만으로는 경찰이 곧바로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가족이 갑자기 연락이 끊기면 곧장 경찰에 실종신고를 합니다. 그런데 “성인은 위치추적이 어렵다”는 답을 듣고 당황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아이가 사라졌을 때와 성인이 사라졌을 때, 경찰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법적으로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최근 제주 실종 사건에서 성인 실종의 초동대처와 종결 절차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이 글에서는 성인 실종신고가 왜 ‘가출인’으로 분류되는지, 위치추적은 어떤 경우에 가능한지, 그리고 가족이 할 수 있는 초기 대응은 무엇인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가출인이 되는 순간
성인 실종은 왜 ‘가출인’으로 분류될까
우리 법에는 실종자를 보호하는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이른바 실종아동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법의 보호 대상은 ‘아동 등’으로 한정되어 있고, 구체적으로는 세 부류입니다.
- 실종 당시 18세 미만인 아동
- 지적·자폐성·정신 장애인
- 치매관리법상 치매환자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 즉 18세 이상이면서 장애가 없는 성인은 실종아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대신 「실종아동 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이라는 경찰청 예규에 따라 ‘가출인’으로 분류됩니다.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문제가 법률이 아니라 행정 내부 규칙으로 다뤄지는 것입니다.
위치추적, 무엇이 다른가
성인 실종 위치추적, 가족 신고만으로는 안 되는 이유
아동과 성인의 가장 큰 차이는 ‘위치정보 확인’에 있습니다. 실종아동법에서는 경찰관서의 장이 아동 등을 찾기 위해 통신사나 인터넷 사업자에게 위치정보와 통신사실 확인을 요청할 수 있고, 요청받은 쪽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성인에게는 이 조항이 아예 없습니다.
성인의 경우에는 위치정보보호법을 따라야 하는데, 경찰이 성인의 위치정보를 요청할 수 있는 경우는 사실상 두 가지뿐입니다.
- 목격자가 구조를 요청한 경우 — 그 목격자의 위치정보를 확인
- 실종된 본인이 누군가에게 구조를 요청한 경우 — 그 사람의 위치정보를 확인
결국 가족이 실종신고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경찰이 곧바로 실종된 성인의 휴대전화 위치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범죄와의 연관성이 명백히 인정되어 수사에 착수해야 비로소 위치추적이 가능한데, 영장 발부 요건인 수사의 긴급성·명백성을 초기에 입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기결정권과 보호 사이
성인 실종 제도의 딜레마, 보호인가 감시인가
성인을 아동과 다르게 다루는 데에는 나름의 입법 취지가 있습니다. 성인에게는 자기결정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판단해 연락을 끊고 잠적한 사람을 국가가 끝까지 찾아낸다면, 그것은 보호가 아니라 감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가정폭력이나 스토킹을 피해 잠적한 사람, 채무 때문에 연락을 끊은 사람도 있습니다. 만약 실종신고 제도가 이들을 손쉽게 찾아내는 통로로 악용된다면, 가해자나 채권자에게 피해자의 소재를 알려주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인 실종 제도는 ‘찾아야 할 사람’과 ‘숨을 권리가 있는 사람’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라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발견하더라도 본인이 동의해야 소재를 알려주는 원칙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부실 종결을 막는 최소한의 장치
제주 사건에서 가장 우려스러웠던 대목은, 한 담당자가 접수부터 종결, 시스템 자료 삭제까지 혼자 처리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인력을 늘리는 일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통제 장치는 당장 마련할 수 있습니다.
- 종결 권한의 분리 — 종결은 팀장 이상의 결재를 거치게 하고, 자료 삭제 권한은 현장 담당자에게 주지 않는 방식입니다.
- 신고자 통지 의무 — 종결 사유를 신고자에게 서면으로 알려, 가족이 진행 상황을 모른 채 방치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 객관적 자료 확보 — “본인이 소재 통보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유로 종결할 때는 통화 녹음 등 확인 자료를 반드시 남기도록 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일본에는 ‘특이 행방불명자’ 제도가 있어, 성인이라도 범죄·자살 등의 우려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초기 수사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벤치마킹할 만한 대목입니다.
실종 신고, 이것부터
가족이 실종됐다면? 초기 대응 체크리스트
성인 실종은 시간이 곧 안전과 직결됩니다. 제도의 한계가 있더라도, 초기에 범죄 정황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경찰의 수사 착수 여부가 달라집니다.
- 지체 없이 실종신고를 하고, 마지막으로 연락된 시각·장소·통화 내용을 기록해 둡니다.
- 다툼·협박·금전 문제 등 범죄와 연결될 만한 정황이 있다면 문자·메신저·CCTV 등 증거를 함께 제출합니다.
- 단순 가출로 종결되었더라도, 새로운 정황이 나오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범죄 연관성이 의심되는 실종은 단순 가출인 처리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초기부터 형사 절차에 밝은 전문가와 함께 대응 방향을 잡으시길 권해 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성인 실종신고를 하면 바로 위치추적이 되나요?
아닙니다. 성인은 범죄와의 연관성이 명백히 인정되어 수사에 착수해야 위치추적이 가능합니다. 가족의 실종신고 사실만으로는 경찰이 곧바로 휴대전화 위치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왜 성인은 ‘가출인’으로 분류되나요?
실종아동법의 보호 대상은 18세 미만 아동, 지적·자폐성·정신 장애인, 치매환자로 한정됩니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성인은 실종아동법이 아니라 경찰청 예규에 따라 가출인으로 분류됩니다.
성인 실종에서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목격자가 구조를 요청한 경우 그 목격자의 위치정보를, 실종된 본인이 누군가에게 구조를 요청한 경우 그 사람의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는 수사 착수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단순 가출로 종결됐는데 다시 수사를 받을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범죄와 연결될 만한 새로운 정황이나 증거가 나타나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종결 사유가 타당했는지 함께 검토해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범죄가 의심되는 실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지체 없이 신고하고, 다툼·협박·금전 문제 등 범죄 정황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초기 대응이 수사 착수 여부를 좌우하므로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